#1 에서 항만이 어떤 곳인지 봤다면, 이번엔 그 안에서 화물이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는지다. 강의에서 반복해서 강조한 문장이 하나 있었다.
이 주체들이 전부 데이터를 발생시킨다. 이 데이터들을 가지고 분석해야 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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누가 관여하는가
- 화주 — 화물의 주인. 수출자와 수입자 모두 해당할 수 있다. 무역계약 당사자이고, 운송 서비스를 구매하는 최종 소비자도 여기 들어간다
- 포워더 — 국제물류주선업자. 화주를 대신해 운송 전체를 설계한다. 컨테이너도 빌려주고 배도 알아봐 준다. 계약을 주선해주는 업체라 강의에서는 “만년 을” 이라고 표현했다
- 선사 — 해상운송인. 실제로 배를 갖고 있거나 배를 빌린 쪽
- 터미널 운영사 — 항만 내 컨테이너 운용
- 관세사 · 세관 — 보세구역에서 실제로 들어오려면 관세선을 통과해야 한다
- 항만당국 — 항만에서 발생하는 행정 업무
혼적이라는 개념도 나왔다. 내가 수출할 물량이 적을 때 다른 수출업자의 물건과 섞어서 한 컨테이너에 넣는 것이다. 넷플릭스 공동 구독에 비유했다.
터미널 운영사 얘기가 인상적이었다. 부산항에는 병목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그 원인 중 하나가 터미널 운영사다. 환적을 하려면 컨테이너를 옮겨야 하는데, 터미널이 여러 컨테이너를 동시에 꺼내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병목이 생긴다.
수출 업무 프로세스
수출의 역순이 수입일 것 같지만 다르다. 먼저 수출 8단계.
1. 운송예약 (booking) — 수출의 첫 업무. 배를 찾아야 한다. 선사에 직접 연락하지 않고 포워더에게 연락해 선사에 선적을 요청한다. 어떤 화물을 몇 개의 컨테이너로, 언제 어느 항로에 싣고 싶은지 말한다. 예약이 잡히면 부킹 번호가 발급된다. 어느 배 · 어떤 항차에 실을지, 반입 관련 내용이 확정되고 반입 마감 시한(클로징 타임) 이 정해진다.
2. 컨테이너 확보 — 컨테이너는 대개 선사가 가지고 있다. 운송사가 선사가 지정한 장소에서 대여한다. 컨테이너 번호가 식별자다. 컨테이너 문 쪽에 코드가 쓰여 있다.
3. 적입 (stuffing) — 컨테이너 안에 물건을 넣는다. 봉인하면 봉인 일련번호가 발급된다. 이후 봉인이 열렸는지 확인한다. 컨테이너는 무게로 책정하는데 이때 VGM 으로 무게를 잰다.
4. 수출신고 — 적입하고 봉인 번호가 나오면 신고할 수 있다. 우리나라를 뜬다고 세관에 알리는 것이다. 관세사를 통해 전자적으로 처리한다(전자통관시스템 UNI-PASS, 수출신고필증 발부). HS Code 를 사용한다.
5. 터미널 반입 — 수출신고가 끝나면 관세선 밖으로 나가 터미널에 들어갈 수 있다. 봉인이 풀렸는지, 컨테이너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한다. 반입 이후 전자문서로 선사에 통보하고, 터미널 운영 시스템 내 야드 주소 체계를 활용한다.
6. 선적 준비 — 배가 도착하기 전에 컨테이너는 미리 가 있는다. 선박 도착 전 선사와 터미널이 적재 계획을 확정한다. 환적할 것은 위로 쌓고, 한 번에 가는 것은 아래에 쌓아도 된다. 이 적재 계획을 베이 플랜(BAPLIE) 이라고 부른다.
이걸 잘못하면 체선료가 발생한다. 물동량 처리량에도, 항만 효율에도 문제가 생긴다. 프로세스를 잘 만들어야 한다.
7. 선적 — 선박 접안 이후 크레인으로 양하와 선적을 시작한다.
8. 출항 및 서류 완성 — 출항 후 선사가 선하증권(B/L) 을 발행한다. 택배의 운송장 같은 것이고, 이게 없으면 물건을 못 받는다. 화물에 대한 권리증서다. B/L 번호가 식별자다. 수출자의 수출실적 인정과 대금 결제 절차도 이 B/L 로 진행한다.
선사는 컨테이너 내용물까지는 잘 모른다. 혼적이면 여러 회사가 엮여 있으므로, 대표 하나만 B/L 을 발행하게 하고 그것으로 보험을 든다.
정리: 운송예약 → 컨테이너 확보 → 적입 → 수출신고 → 터미널 반입 → 선적 준비 → 선적 → 출항 및 서류 완성
수입 업무 프로세스
수출에서는 빈 컨테이너를 받으면 되지만 수입은 그렇지 않아서 흐름이 다르다.
1. 문서 제출 — 선사가 적하목록을 수입국 세관에 제출한다. 입항 24시간 전까지. MRN 과 하위 일련번호가 발급된다. 들어오기 전에 문서부터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.
2. 입항 및 양하 — 안벽 크레인이 컨테이너를 내리고, 컨테이너는 보세구역에 장치(보관)된다. 아직 관세를 내지 않았으므로 수입업자가 손댈 수 없다.
3. 수입신고 — 문서 제출과 수입신고는 다르다. 수입자 또는 관세사가 세관에 신고한다. HS Code 가 무엇인지, 가격이 얼마인지 등을 확인하고, 이때 실물 검사를 할 수 있다.
4. 운임 정산 — B/L 은 선사가 가지고 있다. 선하증권에 따른 화물인도지시서(D/O) 를 발급받아야 물건을 가져갈 수 있다. D/O 는 전자문서로 발급한다.
5. 반출 — 컨테이너 운송사가 운송차를 배차해 컨테이너를 꺼내간다. 여기에 기간이 있다. 반출하겠다고 해놓고 안 가져가면 지정 장치기간 이후 보관료가 발생한다.
6. 컨테이너 반납 — 컨테이너는 선사의 자산이다. 다 쓰면 포워더가 가져가 선사에 반납한다.
정리: 문서 제출 → 입항 및 양하 → 수입신고 → 운임 정산 → 반출 → 컨테이너 반납
B/L 은 두 종류다
- 마스터 B/L — 선사는 이것만 알고 있다
- 하우스 B/L — 마스터 B/L 을 쪼갠 것
혼적일 때 여러 화주가 엮이는 구조와 이어진다.
회고 — 단계마다 식별자가 발급된다
강의에서 들은 말 중 데이터 쪽에 가장 가깝게 들린 게 이거였다.
데이터에서 식별 코드가 가장 중요하다.
프로세스를 따라가 보니 실제로 단계마다 번호가 하나씩 발급된다.
| 단계 | 발급되는 식별자 |
|---|---|
| 운송예약 | 부킹 번호 |
| 컨테이너 확보 | 컨테이너 번호 |
| 적입 | 봉인 일련번호 |
| 출항 후 | B/L 번호 (마스터 / 하우스) |
| 수입 문서 제출 | MRN + 하위 일련번호 |
각 주체가 각자의 시스템에서 각자의 번호로 같은 화물을 부른다는 뜻이다. #1 에서 본 것처럼 항만은 여러 주체가 구간을 나눠 맡는 곳이니, 이 번호들을 어떻게 이어 붙이느냐가 분석의 출발점이 될 것 같다.
데이터 엔지니어링 공부에서 raw 데이터를 정제할 때 대소문자 하나로 카테고리가 갈라졌던 걸 떠올리면, 주체마다 다른 표기로 들어오는 식별자를 맞추는 일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.
더 공부해볼 것
- 포워더가 정확히 무엇을 하는가 — “만년 을” 이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 위치가 애매해 보였다. 수익 구조와 책임 범위를 확인하고 싶다
- MRN 이 무엇인가 — 적하목록 제출 시 발급된다고만 적었는데 어떤 체계인지 모르겠다
- 인코텀즈(Incoterms) — 수출입 단계에서 비용과 위험이 어디서 넘어가는지 정하는 규칙이라고 들었다
- 수입 프로세스에 심사가 별도 단계인가 — 강의 메모의 요약에는 “수입신고 및 심사 → 수입신고” 로 두 번 적혀 있었다. 받아적기 실수인지, 신고와 심사가 실제로 나뉘는지 확인 필요
- VGM 의 기준과 오차 처리 — 무게가 신고와 다르면 어떻게 되는지. 실무에서 어느 정도 차이까지 허용하는지
- D/O 전자화 이후의 흐름 — 전자문서로 발급한다고 했는데 어느 시스템을 쓰는지
- 식별자들의 연결 구조 — 부킹 번호 · 컨테이너 번호 · B/L · MRN 이 실제 데이터베이스에서 어떤 키 관계로 묶이는지. 여기가 도메인과 데이터 엔지니어링이 만나는 지점 같다